엄마가 무릎이 안 좋으셔서 대중교통 타기가 힘드세요. 버스 계단 올라가는 것도 아파하시거든요.
그래서 주말에 같이 외출하려면 택시를 타야 했어요. 근데 택시비가 만만치 않잖아요. 집에서 호수공원까지만 해도 왕복 2만 원 넘게 나왔습니다.
사실 제가 운전을 하면 될 일이었어요. 면허는 있었거든요. 근데 5년 전에 따고 한 번도 안 써서 자신이 없었어요. 엄마를 태우고 운전하는 건 더더욱 못 하겠더라고요.
올해 초에 엄마가 병원 가셔야 하는데 택시를 40분이나 기다렸어요. 추운 날이었는데 엄마가 밖에서 기다리시는 거 보니까 너무 속상했습니다. 그날 바로 운전연수 알아봤어요.
고양시에 여성전문 방문운전연수가 있다고 해서 상담받았어요. 선생님이 "몇 년 안 타셨어요?" 하시길래 "5년이요" 했더니 "많이 오시는 기간이에요" 하시더라고요. 좀 안심됐어요.

1일차는 토요일 오전이었어요. 선생님이 우리 아파트 주차장으로 오셨는데, 먼저 차 상태를 같이 확인했어요. 타이어 공기압 보는 법, 보닛 여는 법도 알려주셨는데 저는 그런 것도 몰랐거든요 ㅠㅠ
일산동구 식사동 쪽 한적한 도로에서 시작했어요. 토요일 오전이라 차가 별로 없었습니다. 직진하면서 브레이크 감각 잡는 것부터 했는데, 선생님이 "정지선에서 딱 멈추는 연습해볼게요" 하셨어요.
처음에는 정지선 한참 전에 멈추거나 지나쳐버렸는데, 한 시간쯤 돌리니까 감이 좀 왔어요. 선생님이 "벌써 느셨네요" 하셔서 기분 좋았습니다 ㅋㅋ
2일차는 일요일이었는데 날씨가 좋았어요. 일산호수공원 주변 도로에서 연습했어요. 여기가 나중에 엄마 모시고 올 곳이라 선생님한테 미리 말씀드렸거든요.
호수공원 주차장에 주차하는 것도 연습했는데, 주말이라 차가 많아서 긴장됐어요. 빈자리 찾아서 후진 주차하는데 세 번 만에 성공했습니다. 선생님이 "현장에서 해봐야 실력이 늘어요" 하셨는데 진짜 그렇더라고요.

3일차는 평일 오후에 했어요. 연차 쓰고 나왔거든요. 이번에는 큰 도로를 탔어요. 중앙로에서 고양대로 방향으로 나갔는데, 차선이 많아서 좀 당황했어요.
근데 선생님이 "차선 변경은 깜빡이 켜고 3초 세고 가세요" 라고 알려주셔서 그대로 했더니 됐어요. 3초 세는 게 생각보다 마음을 안정시켜주더라고요.
고양대로 타고 원당 쪽까지 갔다가 돌아왔는데, 엄마가 자주 가시는 한방병원이 원당에 있었거든요. 이 길을 내가 운전해서 모셔다 드릴 수 있겠구나 싶으니까 뭉클했어요.
4일차 마지막 날은 종합 연습이었어요. 집에서 출발해서 호수공원 가고, 거기서 원당 병원까지 가고, 다시 집으로 돌아오는 코스를 짰어요. 선생님이 "실제 생활 동선으로 연습하는 게 최고예요" 하셨어요.
전체 코스를 한 번에 돌았는데 1시간 20분 걸렸어요. 중간에 한 번 길을 잘못 들었는데 선생님이 당황하지 말고 다음 골목에서 돌아가라고 하셔서 무사히 복귀했습니다.

연수 끝나고 그 주 토요일에 엄마한테 "엄마 호수공원 가자, 내가 운전할게" 했어요. 엄마가 "진짜?" 하시면서 놀라셨어요.
차에 엄마 태우고 호수공원까지 갔는데, 엄마가 조수석에서 창밖 보시면서 "우리 딸 운전 잘하네" 하셨을 때 코끝이 찡했어요. 엄마 무릎 아픈 거 알면서 그동안 왜 미뤘을까 후회됐습니다.
지금은 주말마다 엄마 모시고 어딘가 가요. 병원도 제가 모셔다 드리고, 마트도 같이 가고, 가끔은 좀 멀리 맛집도 가요. 택시 안 타도 되니까 엄마도 편하시대요.
운전연수비용 처음엔 아깝나 싶었는데, 택시비 생각하면 두 달이면 뽕 뽑는 것 같아요 ㅋㅋ 무엇보다 엄마랑 자유롭게 다닐 수 있는 게 돈으로 못 살 행복이에요.
부모님 모시고 다니려고 운전 시작하시는 분들, 진짜 잘하시는 거예요. 일산 도로가 넓어서 초보한테 좋고, 방문연수로 동네에서 바로 시작하면 금방 익숙해집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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